나에게 가족이란...(펌) 0 3 3,473

by 김종만 [2008.10.13 13:25:38]


 

 

어느덧 내 나이가 서른 줄에 접어들고 결혼을 하여 새로운 가정을 가지고 살다 보니

지금까지 살아왔던 내 과거에 아쉬움과 즐거운 감정이 교차한다.

그 중에서도 지금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언제나 친구처럼 지내던 어머니그리고 여동생

그냥 내 일화를 소개할까 한다.

나는 완주군 삼공단에 있는 정화조 공장에 다니며 생활을 했다.

6일 근무에 3일에 2일 정도는 잔업을 하며 벌어도 한 달에 130내외 이고

보너스는 연 휴가비 25%, 50%,추석 50% 정도에 돈을 받으며 직장이란 걸

다닌 지 1년이 약간 넘는다.

2002 11월에 제대를 하고 세상을 다 가지리라 생각하며 세상에 뛰어들었지만

그건 그저 내 생각일 뿐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 하지 않았다.

아무 기술도 없는 그저 그런 학벌도 없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도저히

알 수가 없어 그런 내 자신이 한심 하긴 했지만 변변치 않은 가정에 장남이기에

동생보기도 미안 하기도하고 부모님 보기도 미안하여 일단 인력공사에 나가 일당 직이라도

하려 3달 정도를 다녀 생활비를 벌어 생활을 하던 중 일일 신문에 구인광고를 봤지만

그저 고졸인 나는 변변한 직장에 이력서 조차 내기 힘들 정도에 이력을 가지고 있어

일단 아무 일이나 하자 생각하고 정화조 공장에 취업을 했다.

6일 근무 기본급 90에 보너스 없고 잔업은 시간당 4000원 정도 .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초라해 보이지만 무엇이라도 해야지 하는 맘에 일단 일을 시작하고

몸이 되는 한 잔업은 빠지지 않고 다했다

그리고 매달 50만원을 적금하고 10만원을 아버지용돈을 드리고 나머지는 차량 유지와 동생용돈,생활비를 그리고 5만원씩을 매달 저금했다.생신 때 뭐라도 하나 해드리고 싶어서 

3인 여동생 있어 퇴근 후에 11시30 정도에는 동생을 태워 오다 보니

많이 금전적으로나 몸적으로나 힘들었지만 그래도 장남으로써 뿌듯함은 가지고 있었다.

아마도 그 기분 내가 가족을 위해 뭔가 하고 있다는 그 감정 책임감이 나에게 버틸 수 있는

활력소였는지도 모른다.그리고 1년간 다니던 대학도 제대 후  포기 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일년을 직장을 다닐 무렵 어머니 생신(11.25)이 다가왔다.

그전부터 해주고 싶었던 게 있다그건 금반지를 해드리고 싶었다.

유난히 손이 남자 손처럼 굵은 우리 엄마 사이즈 알려고 일부러 마트에 금은방에서

나중에 성공하면 내가 다이아반지 사준다며 사이즈 한번 재 보라고 등 떠밀어 사이즈를

알아냈다.

그리고 3돈 반에 금반지를 어머니 생신 때 선물해 드렸다.

어머니도 감동했는지 눈가에 이슬이 맺혀 있더라난 엄마 담에는 꼭 목거리를 해드린다고

다짐을 했다.

 

먼저 아버지를 말씀 드리자면 조경일을 하시면서 30년 정도를 일용직으로 일하면서 두 자식을 키워오신 분이다. 흔히 말해서 나무 캐고 심는 노가 대를 30년간 다니신 거다.

학교는 단 하루도 다니신 적이 없어 독학으로 그나마 글은 쓰시는데 수첩을 간혹 보면

그냥 소리 나는 데로 쓰신다.

그 일도 허리가 좋지 않아 그만두신 지 5년이 된다.

변변치 않는 소득 때문인지 어머니도 봉재 공장에 다니신 지도 15년이 다 되간다.

아버지는 말이 없으시다 항상 주름이 잔뜩 낀 얼굴로 그저 표정만으로 말씀 하셨다.

내가 하는 일에 이렇다 저렇다 훈계하시지도 않는다.

어찌 보면 방관 같아 보이지만 난 아주 큰 믿음 이었다.

그저 내가 하겠다면 뭐든지 밀어 주실 분……..그래서 더 내가 원하는걸 하지못한거 같기도 하다.

그리고 2004 3월에 일이다.

매일 공장일과 동생에 하교를 책임지고 있다 보니 어머니 아버지는 주말에는 교회에 가는 것 빼곤 아무 일도 하지 못하게 한다. 고생하는 아들에 배려인 듯 싶다.

그래도 결국 힘 쓰는 일은 내가 하지만 말이다.

어느 때나 마찬가지인 일요일인데 마당에서 아버지가 콘크리트 바닥을 부수고 계신다.

그리고 뭔 일인지 싶어 나가서 도와준다 하면 화를 내며 들어가라 호통을 치신다.

그래도 맘에 걸려 나가면 이내 화를 내시며 들어가라 한다.

그냥 아들 좀 쉬라고 배려 해주는 구나 생각에 그냥 잠을 잤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마당 콘크리트 바닥을 깔려면 두께가 최소한 10센티 이상이고 철심이 들어가 장정들도 꽤 하기 힘든 일이다.

그리고 처음에는 정을 박아 오함마로 구멍을 내고 조금씩 까 나가야 한다.

그렇게 힘든 일을 왜? 나에게 하지 말라 하셨을까??

생각은 들었지만 피곤한 나는 그저 어디 배수관이 좀 막혔나 생각하고 이내 잠을 잤다.

그리고 다음 날부터는 예전에 나로 돌아가 또 다람쥐 챗바퀴 도는듯한 삶을 다시 살았다.

월요일.화요일.수요일.목요일.금요일.토요일.다시 일요일이 됐지만 아버지가 하시던 일은

계속되고 있었다. 그리고 마당 콘크리트도 다 뒤집어 있었다.

너무 궁금했다. 도대체 무슨 일인지.그래서 어머니를 불러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허리도 안 좋으신 아버지가 일주일째 콘크리트 바닥을 뜯고 계시는데 내가 한다 하면

들어가라 하고 도대체 무슨 일이냐고

어머니에 얼굴이 갑자기 상기가 되더니.이내 포기하신 표정으로 눈을 질끈 감으시고는

이야기를 하셨다.

어머니: 00아 미안하다.

: 뭐가 미안한데요?

어머니: 엄마가 미쳤나 보다 그게 어떤 건대..

: 뭐가요? 미안하다는 말만 하지 말고 말씀하세요.

어머니: 네가 사준 반지 그거 빨래한다고 잠시 빼다가 수채 구멍에 들어가 버렸구나.

        미안하다 아들아 그게 어떤 건데..

        어떻게든 찾으려 했는데 못 찾았네별수를 다해도 없네.

난 눈물이 막 쏫아졌다. 평상시에 존댓말 하는 나인데도 이날은 감정이 복 바쳤다.

난 막 울며 이 미련한 사람들아 그게 대체 뭐라고 나한테 속여 그리고 왜

허리도 안 좋은 사람이 이걸 파 젊고 건강한 나도 이정도 파면 며칠간 못 일어 나겠다.

내가 이 깟 반지 나중에 돈 벌면 수십 게 수백 개 사줄게 나 못 믿어 왜 그래 미련하게

굴어. 정말 이런 내 자신이 싫고 죽고 싶고 비참했다.

내가 정말 이성을 잃고 말을 내 뱉을 때 아버지 어머니는 그냥 아무 말없이 그저 고개만 숙이고 계셨다.

그리고는 어머니가 격앙된 큰소리로 말씀하셨다.

그래도 아들이 사준 거잖아. 아들이.

난 무능한 내 자신이 싫어 죽고 싶었지만 이젠 내가 절대 죽어서는 안 되는 그런 나라는걸 깨달았다.

그리고는 아버지 어머니께 다시 사줄 테니 다시 묻자고 예기를 하고 아버지와 삽을 들었다.

그리고 다시 묻으려고 하니 어머니가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해보자는 것이었다.

어머니 소용없어요..내가 나중에 다시 사줄게요.

어머니는 소원이니 한번만 더하자는 거였다.

그래서 굵은 철사를 다시 배수구 끝 단에서 밀어 넣어 집 화장실 배수구에 관통시키고는 그 끝에 헝겊을 메달고는 다시 끌어 당겼다.

철사가 다 딸려 올 때쯤 우리 가족에 눈은 끝에 향해져 있었다.

그런데 수십 번을 했는데도 안되던 게 헝겊에 안쪽에 심하게 구부러진 반지 하나가 있었다.

어머니에 눈가에는 그저 어린아이 같은 미소로 웃고 계셨다.

그 후 마당을 다시 메우고 저녁식사를 하며 어린아이 같은 미소를 한 엄마에 닭도리탕을

먹으며 그저 하나에 오래된 예기처럼 웃으며 하루를 마감했다.

그리고

그리고

다음날부터 아버지는 앓아 누우시고는 걷기 조차 힘든 아니 서기 조차 힘든 그런 상태에

아버지가 되셨다.

허리 디스크가 심하셔서 일을 손에 놓으시고 수술하자 해도 시골 노인답게 허리수술 함부로

하는 게 아니다며 한사코 거절하시고는 걸을 수 있으니 됐다던 아버지

결국엔 도저히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되셔서 결국에 고집을 버리시고 4월에 수술대에 오르셨다.

 

 

그리고 수술은 성공적이어서 다행이 그전처럼은 아니지만 예전에 삶으로 돌아왔다.

(출처)

http://bbs3.agora.media.daum.net/gaia/do/story/read?bbsId=S101&articleId=10984

by 타락천사 [2008.10.13 15:24:06]
완전 감동....
술먹구 족구 차구.. 온몸이 아파서 고생중인데
얼른 일나서 열심히 또 달려야겠네요 ㅎㅎ

by 지나가다 [2008.10.14 09:26:20]
완전장문이네요 ^^

by 잿빛늑대 [2008.10.14 13:37:54]
장문이라서 안읽으려 했다가 잘읽었네요..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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